번역하면 왜 약해질까
한국어 이력서는 보통 '어떤 업무를 맡았는지'를 중심으로 써요. 담당 업무를 먼저 적고, 성과는 그 뒤에 덧붙이는 식이에요. 반면 영문 이력서는 한 줄이 '무엇을 해서 무엇이 바뀌었는지'로 시작하고 끝나요.
그래서 한국어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'Responsible for…', 'In charge of…'로 시작하는 줄이 쌓여요. 문법은 맞지만, 읽는 사람은 이 사람이 그 일을 잘했는지 알 수가 없어요. 번역이 아니라 문장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 이유예요.
한 줄 고쳐 보기
Was in charge of operating and stabilizing the payment system.
Cut payment failure rate from 2.1% to 0.6% by redesigning retry logic for a system handling 1M+ monthly transactions.
💡 동사(Cut)로 시작하고, 바뀐 수치, 그리고 규모(1M+ monthly) 순서예요. 숫자는 예시예요.
Responsible for planning and running marketing campaigns to attract new customers.
Launched 4 paid acquisition campaigns that lowered cost per signup by 30% within one quarter.
💡 '기획 및 운영'처럼 과정을 나열하는 말은 결과 하나로 압축하면 더 강해져요.
동사는 일의 크기에 맞게
같은 '이끌었다'도 회의를 조율한 것과 팀 전체를 책임진 것은 다른 동사를 써야 해요. 작은 일에 큰 동사를 쓰면 면접에서 질문 한 번에 무너지고, 큰 일에 작은 동사를 쓰면 손해를 봐요.
| 한국어 | 범위가 작을 때 | 범위가 클 때 |
|---|---|---|
| 이끌었다 | Coordinated, Facilitated | Led, Drove, Headed |
| 개선했다 | Improved, Refined | Overhauled, Transformed |
| 만들었다 | Built, Created | Architected, Established |
| 줄였다 | Reduced, Trimmed | Cut, Eliminated |
| 도왔다 | Supported (가능하면 피하기) | 구체적으로 한 일을 동사로 |
Spearheaded, Revolutionized 같은 화려한 동사를 줄마다 쓰면 오히려 과장으로 읽혀요. 한 이력서 안에서 같은 동사가 세 번 이상 반복되지 않게만 신경 써도 충분해요. 그리고 영문 이력서의 줄에는 주어 'I'를 쓰지 않아요. 'I led…'가 아니라 'Led…'로 바로 시작하는 게 관례예요.
그대로 옮기면 안 되는 표현
'책임감을 갖고', '적극적으로', '원활한 소통을 통해' 같은 태도 표현은 영문 이력서에서 거의 빼는 게 좋아요. 태도는 문장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 주는 거라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이에요. '주도적으로 추진했다'는 Led 한 단어로 충분하고, '유관 부서와 협업'은 Partnered with 다음에 어느 팀인지 적으면 돼요.
형식도 다르게 맞춰야 해요
영미권 이력서에는 사진, 생년월일, 성별, 가족 관계를 넣지 않는 게 일반적이에요. 채용 과정에서 차별 요소가 될 수 있는 정보라서, 넣으면 오히려 담당자가 곤란해할 수 있어요. 분량은 경력 10년 안쪽이면 한두 쪽이 보통이에요.
대리·과장 같은 직급은 그대로 옮기기보다 역할 이름으로 쓰세요. 'Assistant Manager'보다 'Product Marketing Manager'처럼 하는 일이 드러나는 쪽이 이해가 빨라요. 날짜는 'Mar 2022 – Present'처럼 월과 연도를 영어로 쓰고, 전체 이력서에서 형식을 하나로 통일하세요.
한국어 이력서의 '자기소개'나 '지원 동기'는 영문 이력서에 그대로 옮길 자리가 없어요. 대신 맨 위에 두세 줄짜리 Summary를 두는 경우가 많아요. 여기엔 성격이 아니라 '몇 년 차, 어떤 분야, 가장 큰 성과 하나'를 담으세요. 예를 들어 'Backend engineer with 5 years in payments, focused on reliability at scale.'처럼 한 문장이면 충분해요.
번역 대신 다시 쓰는 순서
- 1
한국어 원문에서 결과 찾기
줄마다 '그래서 무엇이 바뀌었나'를 적어 봐요. 결과가 없는 줄은 합치거나 빼요.
- 2
숫자와 규모 붙이기
비율, 금액, 사용자 수, 팀 규모 중 하나는 들어가게 해요. 정확한 숫자가 없으면 '약'이나 범위를 써도 괜찮아요.
- 3
일의 크기에 맞는 동사 고르기
위 표를 참고해서 첫 단어를 정해요. 과거 경력은 과거형, 현재 직장은 현재형으로 맞춰요.
- 4
지원 공고의 단어로 맞추기
공고가 'stakeholder management'라고 썼다면 같은 말을 써요. 비슷한 뜻의 다른 단어보다 같은 단어가 눈에 잘 들어와요.
- 5
짧게 다듬기
한 줄이 두 줄을 넘지 않게 해요. 관사와 수식어를 줄이면 대부분 한 줄 반 안으로 들어와요.
OfferMate에서는 한국어 이력서를 영어로 변환해 초안을 먼저 만들 수 있어요. 다만 어떤 도구를 쓰든 위 순서로 한 번 더 손보는 과정은 직접 하는 게 좋아요. 내 성과의 크기를 가장 정확히 아는 사람은 나니까요.
제출 전 점검
- Responsible for, In charge of로 시작하는 줄이 없다
- 줄마다 결과나 규모를 보여 주는 숫자가 하나 이상 있다
- 같은 동사가 세 번 이상 반복되지 않는다
- 사진·생년월일·성별 정보를 뺐다
- 직급 대신 역할이 드러나는 직함을 썼다
- 날짜 형식이 처음부터 끝까지 같다
- 공고에 나온 핵심 단어가 자연스럽게 들어 있다
